요즘처럼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릴 때면, 많은 전문가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경고하곤 합니다. 이 단어가 생소하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경제 현상입니다. 오늘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정확히 무엇인지,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침체와 물가상승의 결합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을 합친 말입니다. 원래 경제 이론에 따르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사람들이 소비를 줄여서 물가가 하락하거나 안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상식을 깨고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고용도 늘리지 않아 실업자가 증가하고, 월급은 제자리인데 식료품과 생활용품 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건값은 비싸지니,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거죠.
발생 이유: 공급 충격
그렇다면 왜 이런 비상식적인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공급 충격(Supply Shock)'입니다.
원자재 가격 급등
197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오일 쇼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원유 가격이 폭등하자, 석유를 기반으로 생산하는 모든 상품의 가격이 급격히 올랐습니다. 생산 비용이 늘어나니 기업들은 물건값을 올릴 수밖에 없었죠.
전쟁, 자연재해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특정 지역의 생산 시설이 파괴되거나, 주요 물류 경로가 막히면 공급망에 문제가 생깁니다. 물건을 제대로 만들거나 운반하지 못하니 시장에 물건이 부족해지고, 결국 물가가 오르게 됩니다.
이렇게 공급 측면에서 충격이 발생하면, 기업은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결국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동시에 생산량 감소로 물가는 오르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영향과 딜레마
스태그플레이션은 일반적인 경기 침체나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합니다. 소득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반면, 물가는 계속 오르기 때문에 가계의 실질 소득이 크게 줄어듭니다.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에 나서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제 전반에 비관적인 분위기가 확산됩니다.
가장 어려운 점은 기존의 경제 정책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물가 잡기(금리 인상):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 이자가 올라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더 위축되어 경기 침체가 심해집니다.
- 경기 부양(금리 인하):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에 돈이 더 많이 풀리면서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게 됩니다.
이처럼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딜레마를 안겨줍니다. 1970년대 미국은 오일 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통화량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고금리 정책을 썼고, 이로 인해 경기 침체를 감수하면서 결국 물가를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경제 현상입니다. 앞으로 경제 동향을 주시하면서 원자재 가격이나 공급망 상황을 함께 살펴보신다면, 경제의 큰 흐름을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