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큰 기대를 모았던 고배당주와 고배당 ETF가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접하셨을 텐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저의 생각을 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기대에 못 미친 세제개편안
올해 초부터 고배당주와 ETF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웠죠.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도입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시장을 달궜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배당 확대 + 세금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관련 종목에 자금을 쏟아부었죠.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내용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 일단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고배당 기업의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현금배당을 5% 이상 늘린 기업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생각보다 많은 기업을 제외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당초 예상했던 수혜 기업의 수가 325개에서 275개로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투자자들의 실망이 클 수밖에 없겠죠.
특히 정부는 배당 확대라는 정책 목표 때문에 ETF, 펀드, 리츠 등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확히 밝혀 분리과세 혜택을 노리고 고배당 ETF에 투자했던 분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겁니다. 애초에 ETF 분배금은 배당소득세 과세 대상이라 15.4%의 세금이 그대로 부과되니까요.
고배당주와 ETF 자금 이탈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당연히 고배당주와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에서 언급된 것처럼 국내 대표 고배당 ETF는 물론, 은행주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죠.
주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선다는 것은,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 정책의 실망감으로 인해 투심이 냉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자금 이탈 현상이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고 봅니다. 정책 발표 전까지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힘이었는데, 그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으니 그 힘이 빠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죠.
세제개편안 이후 투자 전략
이번 세제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서 모든 게 끝났다고 보기엔 너무 이릅니다. 애초에 기업의 배당 확대를 목표로 분리과세 제도를 도입한 것이기에, 기업들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노력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아직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세제개편안에 대해 논의 절차에 들어갔다고 하니, 앞으로 어떤 보완책이나 추가적인 정책이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죠.
결론적으로, 이번 상황을 단기적인 실망감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의 방향성은 여전히 '주주환원 확대'에 맞춰져 있고, 이는 분명 우리 증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금의 자금 이탈은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장의 거품이 잠시 꺼지는 과정일 뿐, 본질적인 흐름은 변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물론, ETF는 분리과세 혜택을 직접 받지 못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배당을 늘리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ETF의 분배금도 자연스레 증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ETF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은 개별 종목의 펀더멘탈과 함께 정책 변화의 추이를 꾸준히 살피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투자는 항상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입니다. 지금의 현실이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의 씨앗은 이미 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올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